우리들의 레시피  Our Recipe


전시제목우리들의 레시피 Our Recipe
전시기간2022년 8월 11일 ~ 2022년 9월 16일
참여작가이올 (LEEALL)
전시장소아트한 갤러리 압구정
주최&주관아트한 갤러리





 「불린 쌀 30g, 한우 45g, 당근 30g, 물 500mL …」 



소위 맘카페에서 족보처럼 떠도는 이유식 레시피들을 먹여야 건강하다고 믿는 엄마는 오늘도 아이를 위해 장바구니를 들고 마트로 향한다. 우리는 출생과 동시에 출생신고, 백신접종 등의 과정을 거쳐 모유(혹은 분유), 그다음 이유식 레시피를 맹신하며 학교에서 사회까지 끊임없이 다음 단계를 향해 살아간다. 보일 듯 보이지 않는 정해진 표본과 레시피에 의해 살아가는 것, 그것이 현재 우리들의 삶이 아닐까! 그렇게 끝없이 달려가다 보면 진정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궁극적으로 나는 어떠한 삶을 살고 싶은지조차 불분명해진다. 오늘 저녁은 또 어떤 레시피를 따라 해 볼까나.


  빨간 냉장고로 입혀진 전시장 문을 열면 붉은빛 전시장이 펼쳐진다. 마치 빨간 정육점의 냉장고 속 같은 전시장에는 아기 형상이 가득하고, 한쪽에는 <양육, 가변설치, 냉장고·젖병·잡초·실시간 영상, 2017> 작품이 자리 잡고 있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인간의 먹이를 먹이 창고에 담아 철저한 사육의 과정을 표현하고, 그 위 냉동 칸에는 아무도 돌보지 않아도 잘 자라는 잡초를 배치해 억압과 자유의 양면성을 보여주고자 한다. 빨간색은 우리들의 신경체계로부터 강한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색이자 짙은 잔상을 남긴 색이다. 냉장고에 담긴 젖병들과 아이들의 잔상이 전시장에서 아른거린다. 


  이올의 작업은 사회의 기획과 아기가 지닌 생명력이 부딪히는 장소다. 아기는 자궁에서 나오자마자 병원에서 백신을 접종받고 출생신고를 하면서 한 명의 개인으로 승인받는다. 이후 본격적으로 양육의 레시피에 따라 조절되고 규율된 신체로 성장한다. 결국, 사회로 진입하도록 만들어지는 것. 작가는 그 과정 전체를 부정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양육의 과정이 일방적으로 이루어지기보다는, 부모와 아기 간의 눈 맞춤, 그리고 아기를 품에 안으며 산책하고 때로는 밥 먹이려 씨름하는 일의 구체성을 말하고자 한다. 아기가 울고 애먹이는 일들은 도리어 아기의 신체가 거대한 기획에 맞설 수 있을 만큼 폭발적인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 힘을 빌린 작가는 사회 시스템과 인간 신체의 힘겨루기를 그만의 강렬한 표현으로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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